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목포 신항에서 철수하기 전날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선체에서 유골 1점을 수습하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대통령만 바뀌었다는 말이 실감 난다며 관련자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세월호 선체 유골 1점 수습 은폐 의혹
'해양수산부 세월호 선체 유골 1점 수습 은폐 의혹'에 대한 뉴스를 알아봅니다.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세월호 유골 은폐 의혹에 분노 확산
세월호현장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1시 30분께 세월호 선체 객실구역에서 나온 지장물에 대한 세척작업 중 유골 1점이 발견됐다. 현장수습본부는 1차 현장 감식결과 사람의 유골로 추정되는 뼈 1점을 발견하고도 닷새가 지난 21일 미수습자 가족들과 선체조사위에 알리고, 22일 국과수에 DNA 감식을 의뢰했다.
현장수습본부는 유골 발견 당시 이 사실을 미수습자 가족이나 선체조사위에 알리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해수부 김현태 부본부장이 “내가 책임질테니 유골 수습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지시했다. 5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지난 18일 시신 없는 합동추모식을 치렀다. 이 때문에 정부가 철수하기 바로 전날이라 의도적으로 숨기려 한 게 아니냐는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세월호피해자가족협의회는 “수색을 종료하려던 참에 유골이 발견돼서 추가 수색 여론이 형성될까봐 일부러 감춘 것은 아닌지 불순한 의도가 의심된다”고 언론에 말했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이같은 은폐 의혹에 일자 지난 17일 유골을 발견할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팀과 법의학 교수가 현장을 비우는 바람에 확인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도 이날 사과문을 통해 “먼저 이번 일로 다시 한 번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분들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국민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이와 관련해) 저는 해당 책임자를 보직 해임한 후 본부 대기 조치하고 감사관실을 통해 관련 조치가 지연된 부분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관련자에 대해서는 응분의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같은 내용을 보고받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한점 의혹도 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