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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세종병원 CCTV 영상 화마의 공포 여지없이 보여준다

권영탁 2018. 1. 27. 09:41

'밀양 세종병원 CCTV 영상 화마의 공포 여지없이 보여준다'에 대한 뉴스를 알아봅니다.


2분 안돼 응급실 삼킨 화염… 밀양 세종병원 CCTV 잡힌 ‘화마’의 공포



경남 밀양 세종병원 응급실 CCTV 영상은 화마(火魔)의 공포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연기와 화염은 응급실 내부를 집어삼킬 때까지 2분을 채 소요하지 않았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환자들에게 피신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경찰은 26일 밀양 세종병원 응급실 CCTV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영상은 1분57분 분량. 이 짧은 시간 동안 응급실 내부는 연기로 가득 찼고 불길에 휩싸였다.


연기는 영상에서 10초쯤부터 응급실 안으로 들어온다. 이로부터 20초쯤 뒤 시야를 가릴 정도로 검은 연기가 응급실을 집어삼킨다. 그 사이에 간호사 등 병원 직원들은 다급하게 움직이며 불길을 확인한다. 영상에서 50초쯤부터 CCTV 영상은 연기에 완전히 가려진다.


희뿌연 연기만 촬영하던 CCTV에 불꽃이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은 영상에서 1분40초쯤부터다. 연기가 처음 들어오고 1분30초 만에 불길이 번진 것이다. 이로부터 10여초 뒤부터 화염은 강해져 응급실 내부를 휘감는다. 걸음이 빠른 사람은 탈출할 수 있지만 고령의 중환자에게는 이동하기 부족한 시간이었다.


경남 밀양 세종병원 응급실 CCTV 영상. 경찰 제공
© Copyright@국민일보 경남 밀양 세종병원 응급실 CCTV 영상. 경찰 제공

불은 오전 7시35분쯤 밀양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발생했다. 최초 119 신고자는 “1층 응급실에서 불이 났다”고 말했다. 화재는 저층에서 발생했지만 입원했던 환자는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고령이었다. 탈출이 용이하지 않았다. 화재 당시 병원 본관에는 100명, 본관 뒤쪽 요양병원에는 94명이 입원해 있었다.


경찰·소방당국·보건당국이 종합해 집계한 사망자는 오후 3시10분까지 37명이었다. 부상자 113명 중 10명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응급환자도 8명이다. 사망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본관 1층과 2층이다. 세종병원은 1층에 응급실과 원무실, 2층에 입원실, 3층에 중환자실 등이 있다. 주된 사인은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된다. 소방대원은 화염이 거센 1층으로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 2층 출입구로 환자들과 병원관계자들을 대피시켰다. 요양병원 쪽에도 상당수 대원들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