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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 전 경북도의원, 도의원 활동 당시 성추행 피해사실 공개

'최윤희 전 경북도의원, 도의원 활동 당시 성추행 피해사실 공개'에 대한 뉴스를 알아봅니다.


“공공연히 가슴과 엉덩이 만졌지만 동료의원들은 끝내 모른 척 했다” 


   


전국적으로 ‘MeToo’ 선언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전 광역의원이 피해사실을 공개했다.


경북도의회에서 여성의원으로 활동했던 최윤희(62·사진)씨가 성추행 피해사실을 자신의 페이북을 통해 털어놓으며 이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경북도의원(비례대표)를 지낸 최 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구습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최 전 의원은 도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동료 의원들이 공공연히 자신의 가슴과 엉덩이를 만졌다고 폭로했다. 견디다 못해 동료의원에게 “다른 남자가 당신 아내에게 이렇게 하면 좋겠느냐”고 항의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위에 있던 다른 동료의원들은 이 모습을 목격하고도 아무도 말리지 않았으며 끝내 모르는 척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비례대표인 자신에게 “공천을 주면 같이 잠자리를 할 수 있겠느냐?”, “데이트를 해 줄 수 있겠느냐?”고 노골적으로 묻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최 전 의원은 기관단체장들의 모임에 참석할 경우, 주변 사람들로부터 늘 메인 호스트 옆에 앉기를 강요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회식자라에서는 “잔이 비면 술을 따르는 건 자신의 몫이 됐고 은근히 손을 잡거나 허벅지에 손을 갖다 대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털어놨다.

최 전 의원은 지금에 와서 성추행을 일삼았던 동료의원들의 신상을 공개하거나 형사고발할 생각은 없지만 이번 ‘MeToo’ 선언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남성우월주의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의원은 “이제 선출직엔 아무런 미련도 관심도 없는 나에겐 더 이상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세상의 딸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마음 편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있는 남녀 불평등한 모든 부조리와 악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서지현 검사의 과거 성희롱 피해 고백과 관련하여 갑자기 화제가 되는 것을 보니 그만큼 우리 사회가 나은 방향으로 변해간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도 될까?


서 검사 같은 일이 어디 검찰뿐이겠나? 밖에서 활동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성희롱, 여성비하적인 발언과 행동은 그동안 셀 수 없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많이 있었으리라 확신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대부분 조직의 결정권에는 남성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의 사고는 매우 보수적이며 남성 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 Copyright@국민일보

지금까지 우리 사회 분위기는 그런 것을 지적하거나 문제시 하는 여성만 별난 여자로 취급해 왔으니....


16년간의 외국생활을 청산하고, 1988년 돌아와서 지금까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다 쏟아내려면 몇날 며칠을 써도 끝이 없을 것이다.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해프닝(사건?) 몇 가지만 나열한다면.....


1990년 초 모 기관에 허가 신청을 접수했는데 처리기간이 훨씬 지나도 아무런 답이 없어서 찾아갔다. 담당자는 대뜸 나에게 ‘떡값’ 이야기를 하여 십대부터 서른이 넘도록 미국에서 생활한 나에게는 당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소리였다.


의아해하는 내 표정을 보고 그는 “거기 남자 없소? 남자를 보내시오!! 이런 대화가 안 되는 여자가 무슨 일을 한다고....” 하며 큰소리를 지르는 것에 충격 받은 나는 한참을 다시 미국으로 가야되는 것 아닌지 고민한 적이 있었다.


기관과 단체모임 등으로 가면 수시로 Main Host 옆 자리로 가라고 주위에서 떠밀었다.


처음에는 나를 대우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게 아니었다. 잔이 비면 술 따르는 것은 내 몫이 되었고, 은근히 손을 잡거나, 허벅지에 손을 대거나 등 이런 일은 비일비재한 것으로 불쾌해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나만 잘난체하는 여자가 되어 아예 그런 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어느 기관 회식자리에서는 같은 동료 여성들은 아예 술시중, 잔심부름하는 사람처럼 부렸다. 인사권을 가진 기관장의 오더를 누가 감히 거부하랴? 여성들에게 왜 그런 일을 거부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인상 찌푸리지 않고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이 오히려 속 편하다고...그렇게 해야 승진과 특별 임무 기회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도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옆으로 지나갈 때마다 엉덩이, 가슴 만지기를 했던 동료의원.


참다못해 어느 날 “어떤 남자가 너의 집사람에게 이런 짓을 하면 너가 희희덕 거리는 것처럼 좋아하겠냐”고 물었다. 주위에 많은 이들이 보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그를 말리려 하지 않는 것이 나를 더 수치스럽게 했고 화나게 했다.


어느 간 큰 남자는 공천 받게 해주면 같이 자겠느냐, 데이트해주겠냐고 노골적으로 말하기도.... 모 지방의원 후보는 누구누구와 부적절한 관계다, 결혼을 몇 번했다는 둥 마치 나를 한국의 리즈 테일러라도 되는 듯 소설을 만들어 퍼뜨리기도....


최근엔 머리를 써서 교묘하게 본인은 법적 조치에서 빠져나가게 다른 사람을 통해 SNS에 까지 그런 소설을 올리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는 완전 병적인 사람도 있다.

이제 환갑 진갑 다 지나고 선출직엔 아무런 미련도 그리고 관심도 없는 나에겐 더 이상 이런 허무맹랑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이 세상의 딸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마음 편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번에 천지개벽이 일어나서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있는 남녀 불평등한 모든 부조리와 악이 송두리째 사라지길 간절히 바란다.


#MeToo!!>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